유류분반환청구소송 부담부 증여와 반환 범위

박현동 qwer@qwer.com 조회수 5회 2026. 10. 18
아버지가 대출이 남은 아파트를 큰아들에게 넘기면서 남은 대출은 큰아들이 갚기로 했다면, 그 증여는 아파트 시세 그대로의 증여일까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이런 부담부 증여는 반환 범위를 계산하는 단계부터 다툼이 시작됩니다. 증여받은 사람이 떠안은 부담을 얼마로 볼지에 따라 반환 금액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부담부 증여란 증여를 받는 사람이 일정한 의무를 함께 지는 증여입니다. 대출이나 임대 보증금 같은 채무를 인수하는 경우, 증여자를 부양하기로 하는 경우, 다른 가족에게 일정한 돈을 주기로 하는 경우가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유류분 계산에서는 증여 재산의 가액에서 그 부담의 가액을 뺀 나머지만 증여로 보아 산입하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대출을 인수한 경우는 계산이 그나마 분명합니다. 증여 당시 아파트 시세에서 수증자가 인수한 대출 잔액을 빼면 실제 증여 가액이 나옵니다. 임대 보증금이 있는 집을 증여받아 수증자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떠안았다면 그 보증금도 같은 방식으로 뺍니다. 다만 수증자가 실제로 그 채무를 갚았는지, 아니면 명목상 인수만 하고 증여자가 계속 이자를 내 왔는지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실제 변제 내역이 쟁점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큰아들이 대출을 인수했지만 이자와 원금은 아버지 계좌에서 빠져나갔다면, 큰아들은 실질적으로 부담을 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 경우 원고 측은 부담을 공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계좌 내역으로 이를 뒷받침합니다. 반대로 큰아들이 자기 소득으로 꾸준히 갚아 왔다면 그 내역이 공제의 근거가 됩니다.
부양을 조건으로 한 증여는 계산이 훨씬 어렵습니다. 아버지를 모시고 살기로 하고 집을 받았다면, 그 부양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지가 문제입니다. 실제로 함께 산 기간, 간병의 정도, 생활비 부담, 다른 형제들의 기여를 함께 따져야 하며, 정해진 계산 방식이 없어 증거의 양과 질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약속만 하고 실제로 부양하지 않았다면 부담을 공제받기 어렵습니다.
부담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길도 있습니다. 부담부 증여에서 수증자가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증여자는 증여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증여자가 생전에 해제하지 않고 사망했다면 상속인이 해제권을 이어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 되는데, 해제가 인정되면 그 재산은 상속 재산으로 돌아와 유류분이 아닌 분할의 문제로 바뀝니다. 해제 주장과 유류분 청구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평가 시점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증여 재산의 가액은 상속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부담의 가액을 어느 시점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증여 당시의 부담액을 기준으로 하되 상속 개시 시점의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대출은 증여 이후 갚아 나가면서 잔액이 줄어들므로 어느 시점의 잔액을 공제할지가 다투어집니다.
반환 방법에도 부담이 영향을 줍니다. 원칙은 증여받은 재산 자체를 돌려주는 원물 반환이지만, 아파트에 대출 근저당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원고가 지분을 돌려받아도 담보가 붙은 상태여서 실익이 줄어듭니다. 이런 경우 원물 반환이 현저히 곤란하다는 이유로 가액 반환을 구할 수 있고, 법원도 사정을 보아 가액 반환을 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담부 증여가 여러 건 섞여 있는 사건도 있습니다. 큰아들은 대출을 떠안고 아파트를, 작은딸은 아무 부담 없이 예금을 받았다면, 각자의 순증여액을 따로 계산해야 반환 의무의 비율이 정해집니다. 부담 공제를 빼고 단순히 받은 재산의 시세로 비율을 나누면 큰아들이 지나치게 많은 반환 의무를 지게 됩니다.
원고 측에서 확보해야 할 자료는 증여 계약서와 그 특약, 등기부, 대출 약정서와 상환 내역, 증여세 신고서입니다. 증여세 신고서에는 수증자가 인수한 채무가 기재되어 있어 부담의 존재와 금액을 확인하는 데 유용합니다. 반대로 피고 측은 자신이 실제로 부담을 이행했다는 기록, 부양했다면 그 기간과 내용을 보여 줄 자료를 준비합니다.
한 사건을 예로 들면, 아버지가 장남에게 근저당이 설정된 상가를 넘기면서 대출을 인수시켰는데 장남은 임대료로 이자를 갚아 왔습니다.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동생들은 임대료가 원래 아버지 재산에서 나온 수익이라며 공제를 다투었고, 법원은 증여 이후의 임대료는 장남의 수익이므로 그 돈으로 갚은 대출은 장남의 부담 이행으로 보았습니다. 그 결과 반환 금액은 상가 시세를 기준으로 한 청구보다 상당히 줄었습니다.
이처럼 부담부 증여 사건에서는 부담의 존재보다 이행의 실질이 핵심입니다. 누구의 돈으로, 언제부터, 얼마나 갚았는지를 계좌 기록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소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증여를 하려는 부모 입장에서도 참고할 점이 있습니다. 대출을 인수시키는 증여라면 실제로 자녀가 상환하도록 계좌를 정리하고, 부양을 조건으로 한다면 그 내용을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나중에 자녀들 사이의 다툼을 줄입니다. 형식만 갖춘 부담은 결국 공제받지 못하고 다툼의 씨앗만 남깁니다.
부담이 붙은 증여는 겉으로 보이는 재산 가치와 실제로 넘어간 이익이 다르다는 점에서 계산이 까다롭습니다. 그 차이를 증거로 메워야 반환 범위가 공정하게 정해집니다. 계좌 기록이 오래되어 은행에서 발급이 어렵다면, 소송에서 금융기관에 대한 제출 명령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