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전문변호사 정비 불량 차량 사고 책임
김이지나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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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7
정비 불량 차량은 제동장치, 조향장치, 타이어, 등화장치처럼 안전 운행에 필요한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의 차를 말한다. 도로교통법은 이런 차를 운전하거나 운전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정비 불량 자체가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다. 경찰은 정비 불량이 의심되는 차를 점검하고 운행을 제한할 수도 있다.
운전자는 운행 전에 차의 상태를 살펴야 할 의무를 진다. 브레이크 페달이 평소보다 깊게 들어가거나 경고등이 켜졌는데도 그대로 운행했다면 정비 불량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부 결함이라면 운전자의 예견 가능성이 낮게 평가될 여지가 있다.
차량 소유자와 운전자가 다르면 소유자의 책임도 따로 본다. 소유자는 차를 운행에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정비 상태를 관리할 위치에 있으므로, 직원이나 가족이 운전하다 사고가 난 경우에도 운행자로서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회사 차량이라면 차량 관리 담당 부서의 점검 기록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정기검사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정기검사는 특정 시점의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일 뿐, 그 뒤의 마모나 고장까지 확인해 주지는 않는다. 다만 검사를 제때 받지 않았다면 관리 소홀을 보여 주는 사정으로 불리하게 쓰일 수 있으므로 검사 이력은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정비업체에 수리를 맡긴 뒤 사고가 났다면 정비업체의 과실 여부를 따져 볼 수 있다.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하면서 부품을 잘못 조립했거나, 점검을 요청했는데 이상을 놓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 운전자나 소유자는 피해자에게 먼저 배상한 뒤 정비업체에 구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나누는 경우가 많다.
정비업체 과실을 주장하려면 작업 내용과 사고 원인 사이의 연결을 보여 주어야 한다. 정비 명세서, 교체 부품 내역, 작업 일자와 당시 주행 거리, 정비 뒤 이상 증상을 알린 기록이 핵심 자료다. 정비업체는 사용자의 관리 부족이나 다른 원인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전문 감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제조사 결함은 정비 불량과 구분해서 본다. 같은 차종에서 반복되는 결함이나 리콜 대상 부품이 원인이라면 제조물 책임 문제로 넘어갈 수 있고, 이 경우 책임 주체와 입증 방식이 달라진다. 정비 불량인지 설계나 제조 단계의 결함인지는 감정 결과에 따라 갈리므로 처음부터 단정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정비 불량으로 사람이 다쳤다면 형사 책임도 문제 된다. 운전자가 정비 불량을 알면서 운행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피해 정도와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 정비업체 직원의 과실이 사고 원인으로 확인되면 그 직원에게도 형사 책임이 검토될 수 있다.
흔한 오해는 정비업체에 맡겼으니 운전자는 책임이 없다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운전자와 소유자가 먼저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고, 정비업체 책임은 그다음에 내부적으로 나누는 문제로 다뤄진다. 또 정비 기록이 없으면 정비업체 과실을 주장하기 어려워지므로 기록 보관이 결과를 좌우하기도 한다.
사고 직후 가장 중요한 일은 차량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다. 수리를 서두르거나 폐차하면 브레이크 계통이나 타이어 상태를 확인할 길이 사라진다. 보험사나 정비업체가 수리를 권하더라도 감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차량의 보관 장소와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 두는 편이 좋다.
준비할 자료는 정비 명세서와 영수증, 정기검사 기록, 경고등이 켜졌던 계기판 사진, 블랙박스 영상, 사고 현장 사진, 타이어 마모 사진, 정비업체와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기록이 대표적이다. 회사 차량이라면 운행 일지와 점검표도 함께 챙기고, 렌터카라면 대여 계약서와 인수 당시 차량 사진을 확보해 둔다.
대응 순서는 먼저 피해자 구호와 신고를 하고, 다음으로 차량과 영상을 보존한 뒤, 마지막으로 정비 이력을 모아 책임 주체를 나누는 흐름으로 잡는다. 보험 처리와 형사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므로 진술 내용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미리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진다. 개인 차량을 직접 운전한 경우, 회사 차량을 운전한 경우, 정비 직후 사고가 난 경우, 오랫동안 점검하지 않은 경우마다 책임의 무게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렌터카라면 대여 회사의 정비 관리 의무도 살펴볼 대상이 되고, 대여 전 점검 기록이 쟁점이 되기도 한다.
교통사고전문변호사와 상담할 때는 정비 불량을 언제 알았는지, 누가 마지막으로 정비했는지, 차량이 지금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먼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할 자료가 갖춰져 있으면 운전자, 소유자, 정비업체 사이의 책임을 훨씬 구체적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상담 전에는 정비업체에 구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감정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맡는지, 형사 절차에서 정비 불량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보험사 조사에 어떤 자료를 내야 하는지를 질문으로 적어 두면 좋다. 질문을 미리 적어 가면 상담 시간을 쟁점에 집중할 수 있다.
정리하면 정비 불량 사고의 책임은 점검 의무를 누가 어겼는지와 그 사실을 보여 주는 기록으로 가려진다. 지금 할 일은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보존하고, 정비 명세서와 검사 기록을 한곳에 모아 날짜순으로 정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