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합의 대물과 대인을 나누어 하는 경우

박현동 qwer@qwer.com 조회수 9회 2026. 10. 15
차는 이미 수리를 마쳤는데 몸의 치료는 끝이 보이지 않을 때, 보험사는 차량 손해부터 먼저 정리하자고 제안합니다. 교통사고합의를 대물과 대인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인데, 이 방식은 피해자에게 유리할 때도 있고 함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두 합의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물 합의는 차량과 물건의 손해를 정리하는 합의입니다. 수리비, 수리 기간의 대차 비용, 사고로 떨어진 차량 가치, 차 안에 있던 물건의 손해가 대상입니다. 대인 합의는 사람의 손해를 정리하는 합의로 치료비, 소득 손해, 위자료, 향후 치료비가 대상입니다. 두 합의는 법적으로 별개입니다.
나누어 합의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차량 손해는 수리가 끝나면 금액이 확정되므로 먼저 받아 생활에 쓸 수 있고, 치료가 길어져도 차량 손해의 지급이 늦어지지 않습니다. 대물 합의를 먼저 했다는 사실이 대인 합의의 금액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함정은 합의서의 문구에 있습니다. 대물 합의서에 사고로 인한 모든 손해를 정리한다는 문장이 들어가면, 대인 손해까지 포기한 것으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대물 합의서에는 차량과 물건의 손해에 한정한다는 점과 사람의 손해는 별도로 정리한다는 점이 분명히 적혀야 합니다.
과실 비율도 두 합의에 걸쳐 있습니다. 대물 합의에서 특정한 과실 비율을 적용해 금액을 정하면, 보험사는 대인 합의에서도 같은 비율을 전제로 삼으려 합니다. 과실에 다툼이 있는 사건에서는 대물 합의서에 그 비율이 대인 손해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넣거나, 과실 다툼을 끝낸 뒤 두 합의를 함께 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보험사가 대인부터 서두르고 대물을 미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량의 가치 하락이나 대차 비용처럼 다툼이 있는 항목을 뒤로 넘기려는 것입니다. 사람의 손해를 먼저 정리하더라도 차량 손해의 항목과 금액을 미리 확인해 두어야 뒤의 협의에서 불리하지 않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바뀌는 사건에서는 구조가 더 복잡합니다. 양쪽 모두 차가 부서지고 양쪽 모두 다쳤다면, 각자의 보험사가 상대의 대물과 대인을 처리하고 과실 비율에 따라 정산합니다. 한쪽의 대물만 먼저 합의하면 그 비율이 다른 세 가지 합의의 기준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동승자가 있으면 대인 합의는 사람마다 따로 이루어집니다. 운전자의 대인 합의가 동승자의 손해까지 정리하지는 못하고, 동승자는 자신의 치료와 손해를 바탕으로 별도의 합의 당사자가 됩니다. 차량의 소유자가 운전자와 다르면 대물 합의의 당사자도 소유자가 됩니다.
대물 합의를 먼저 하면서 조심할 또 하나는 영수증과 기록입니다. 수리 내역서와 대차 계약서, 차량 가치 하락에 관한 자료는 대물 합의가 끝난 뒤 보험사가 다시 요구하지 않지만, 대인 합의에서 사고의 충격 정도를 보여 주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차량 손상 사진은 사람의 부상 정도를 뒷받침하는 간접 자료입니다.
대인 합의는 치료가 끝나거나 증상이 고정된 뒤에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물을 먼저 정리했다고 해서 대인을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 보험사가 대물 합의와 함께 대인도 간단히 정리하자고 제안하면, 치료의 남은 기간과 후유 증상의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응해야 합니다.
차량을 폐차하게 된 경우에는 대물 합의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수리비가 차량 가치를 넘으면 수리비 대신 사고 직전의 차량 가치가 기준이 되고, 새 차를 사기까지의 대차 비용과 등록에 드는 비용이 함께 다투어집니다. 차량 가치를 어떻게 정했는지 시세 자료를 요구해 대조해야 합니다.
교통사고합의를 나누어 할 때 두 합의서는 서로를 가리키고 있어야 합니다. 대물 합의서에는 대인 손해가 별도라는 점이, 대인 합의서에는 대물 손해가 이미 정리되었다는 점이 적혀 있으면,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삼키는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문구 한 줄이 두 합의의 경계를 지킵니다.
합의서의 초안은 보험사가 만들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문구는 보험사에 유리하게 쓰여 있습니다. 서명하기 전에 범위를 정하는 문장을 찾아 읽고, 없으면 적어 넣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피해자가 할 일입니다.
차량 손해를 먼저 받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선택이 사람의 손해를 좁히지 않도록 문서로 경계를 그어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