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사기 손실 만회 미끼 재접근
김이지나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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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5
재접근이 가능한 이유는 피해자의 정보가 거래되기 때문이다. 사기 조직은 이미 돈을 보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 피해 금액, 보유 주식 정보를 목록으로 관리한다. 이 목록은 다른 조직에 팔리기도 하고, 같은 조직이 이름을 바꿔 다시 쓰기도 한다. 그래서 피해자는 전혀 다른 회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경우가 있다.
가장 흔한 수법은 보유 주식을 비싸게 사 주겠다는 제안이다. 이미 산 비상장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났다며 연락하고, 거래를 진행하려면 수수료나 세금, 명의 변경 비용을 먼저 내야 한다고 요구한다. 돈을 보내면 매수자는 사라지고 연락이 끊긴다.
추가 매수를 조건으로 거는 방식도 있다. 매수 기관이 일정 물량 이상만 사들이므로, 지금 가진 주식에 조금 더 사서 물량을 맞추면 모두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말한다. 손실을 만회하려는 마음에 추가로 돈을 넣으면 피해는 두 배로 커진다.
피해 회복 대행을 내세우는 경우도 많다. 법률 사무소나 공공기관, 피해자 단체를 사칭해 피해금을 돌려받게 해 주겠다며 착수금이나 서류 비용을 요구한다. 그럴듯한 공문 양식이나 사건 번호를 보여 주기도 하지만, 공식 기관은 피해 회복을 이유로 개인에게 먼저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소송을 대신 진행해 주겠다는 제안도 주의해야 한다.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참여비를 받고, 진행 상황을 그럴듯하게 알려 주다가 어느 순간 연락을 끊는다. 실제로 피해자 모임이 소송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모임을 이끄는 사람과 대리인의 신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상장 일정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다시 퍼뜨리는 방식도 있다. 이미 산 주식의 회사가 곧 상장된다며 기다리면 큰 이익이 난다고 안심시키고, 그동안 다른 상품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피해자가 처음 피해를 신고하지 않도록 시간을 끄는 목적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재접근을 알아차리는 신호는 분명하다. 먼저 연락해 온다는 점, 피해 사실과 보유 주식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점, 일을 진행하려면 돈을 먼저 내라고 한다는 점, 결정을 서두르게 한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대화를 멈추고 확인부터 해야 한다.
확인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연락해 온 회사가 금융 당국에 등록된 곳인지 조회하고, 공공기관이라고 했다면 대표 번호로 직접 전화해 그런 업무를 하는지 묻는다. 법률 사무소라고 했다면 변호사 단체의 등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상대가 알려 준 번호가 아니라 공식 번호로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재접근에 응해 돈을 보냈다면 처음 피해와 함께 신고해야 한다. 재접근으로 생긴 피해의 계좌와 연락처는 처음 조직과의 연결 고리를 밝히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수사기관에 두 사건의 자료를 함께 제출하면 조직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족의 역할도 크다. 이차 피해는 피해자가 첫 피해를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을 때 자주 일어난다. 혼자 해결하려는 마음에 다시 돈을 보내기 때문이다. 가족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비난하기보다 다음 연락이 오면 함께 확인하자고 약속하는 것이 좋다.
개인 정보 관리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모르는 번호의 투자 관련 연락은 받지 않고 차단하는 습관을 들인다. 투자 관련 단체 대화방이나 광고성 문자에 남긴 정보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재접근하는 쪽은 피해자의 불안을 정확히 파고든다. 수사가 진행되면 보유 주식이 압류되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거나, 지금 팔지 않으면 회사가 곧 문을 닫는다는 식으로 겁을 준다. 이런 말에 흔들려 서둘러 결정하지 않도록, 연락이 오면 일단 끊고 하루라도 시간을 두고 주변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재접근은 메신저와 문자뿐 아니라 우편으로 오기도 한다. 주주 안내문이나 법원 통지처럼 꾸민 문서를 보내 공식적인 절차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방식이다. 문서에 적힌 연락처가 아니라 발신 기관의 공식 번호로 직접 확인하면 대부분 가짜임이 드러난다.
비상장주식사기 피해 이후 가장 위험한 순간은 빨리 손실을 메우고 싶은 마음이 커질 때다. 그 마음을 노리는 연락이 반드시 온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으면 같은 함정에 다시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피해 회복은 공식 절차를 통해서만 진행해야 한다.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 확인된 대리인을 통한 민사 절차, 피해자들의 투명한 공동 대응이 회복의 길이다.
먼저 연락해 와서 돈을 요구하는 제안은 이유를 불문하고 거절한다는 원칙 하나가 이차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의심스러운 연락의 번호와 대화 내용은 지우지 말고 모아 두었다가 신고 자료로 쓰자. 확인이 곧 예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