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사고 상대 차량 과실이 있을 때

박현동 qwer@qwer.com 조회수 2회 2026. 10. 22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고 해서 그 사고의 책임이 언제나 술을 마신 운전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 차량이 신호를 어겼거나 중앙선을 넘어와 부딪힌 경우처럼, 사고의 주된 원인이 상대에게 있는 음주운전사고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술을 마신 운전자는 술을 마시고 운전한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만, 사고 자체의 책임은 상대의 과실과 나누어 따져야 합니다. 술을 마셨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면 그 구분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형사 책임을 두 갈래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한 행위는 사고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처벌됩니다. 상대에게 사고의 원인이 있다고 해서 이 부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반면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부분은 운전자에게 사고에 대한 과실이 있어야 책임이 생깁니다. 상대가 갑자기 신호를 어기고 뛰어들어 피할 방법이 없었다면, 사고에 대한 과실이 부정되어 사람을 다치게 한 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술의 영향과 사고 사이의 연결도 따져야 합니다.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를 무겁게 처벌하는 조항은, 술의 영향으로 사고가 났다는 연결을 요구합니다. 운전자가 술을 마셨더라도 사고가 전적으로 상대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면, 술의 영향으로 사고가 났다고 보기 어려워 이 무거운 조항의 적용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술을 마신 운전자에게 일부라도 과실이 있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처벌을 면하는 특례가 있지만, 술을 마신 상태의 사고는 이 특례에서 빠집니다. 그래서 상대의 과실이 더 크더라도 술을 마신 운전자에게 조금이라도 사고의 원인이 있다면 사람을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었는지가 형사 사건의 크기를 정합니다.
과실 여부는 사고 장면으로 판단됩니다. 운전자가 정해진 속도를 지켰는지, 앞을 제대로 살폈는지, 위험을 알아차린 뒤 피하려고 했는지가 영상과 사고 기록 장치로 확인됩니다. 술을 마시지 않은 보통의 운전자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고인지가 기준이 되며, 그 판단에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영향을 줍니다. 반응이 늦었던 이유가 술의 영향으로 보인다면 과실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민사 책임은 과실을 나누는 방식으로 정리됩니다. 사고의 손해를 두 운전자가 각자의 과실만큼 나누어 부담하는데,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사실은 그 운전자의 과실을 늘리는 요소로 반영됩니다. 상대의 잘못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도 술을 마신 운전자의 몫이 술을 마시지 않은 경우보다 커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술 때문에 사고의 원인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므로, 상대의 큰 과실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을 마신 운전자도 다쳤을 수 있습니다. 이때 운전자는 상대 차량의 보험으로 자신의 치료비와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배상 자체가 거절되지는 않지만, 운전자의 과실만큼 배상액이 줄어듭니다. 자기 차량의 손해는 본인의 보험에서 술을 마신 사고라는 이유로 보상이 제한될 수 있어, 상대 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부분을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경찰의 사고 조사 결과가 중요합니다. 경찰이 어느 쪽을 주된 가해자로 보았는지가 형사 절차의 출발점이 되고, 보험사의 과실 판단에도 영향을 줍니다. 술을 마신 운전자는 그 사실 때문에 처음부터 가해자로 정리되기 쉬우므로, 상대의 과실을 보여 주는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사고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근거를 들어 다시 조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진술에서는 두 가지를 분리해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은 인정하고, 사고의 경위에 대해서는 상대의 행동을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술을 마신 사실까지 부인하면 사고 경위에 관한 설명도 믿기 어려워지고, 반대로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사고의 모든 책임을 인정하면 상대의 과실이 묻히게 됩니다.
면허 처분은 사고의 원인과 상관없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신 운전에 사고가 함께 있었다면 처분 기준에서 사고를 동반한 경우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상대의 과실이 크다는 사정이 처분의 종류를 바꾸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형사에서 사고에 대한 과실이 부정되었다면 그 판결을 근거로 처분의 일부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상대 운전자도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신호를 어기거나 중앙선을 넘었다면 그 자체로 중대한 위반이어서, 술을 마신 운전자를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해 상대가 형사 책임을 집니다. 두 사람이 서로 상대 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구조가 되므로, 각자의 진술이 상대 사건의 증거로도 쓰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피해 회복의 순서도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도 다쳤다면 술을 마신 운전자의 과실 부분만큼은 상대의 손해를 배상해야 하고, 형사에서 처벌을 줄이려면 그 부분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상대의 과실이 크다고 해서 사과나 배상을 미루면, 술을 마신 운전자라는 사정과 겹쳐 불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음주운전사고에서 상대의 과실이 드러났다면, 술을 마신 잘못과 사고의 잘못을 분리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술을 마신 부분은 책임지되, 사고의 원인에 관해서는 영상과 기록으로 사실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형사와 민사 모두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책임을 지는 길입니다.
그 구분은 사고 직후 확보한 자료에서 시작됩니다.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 위축되어 현장의 영상과 목격자를 챙기지 못하면, 상대의 과실은 아무도 증명하지 못한 채 사라집니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사진과 영상을 남겨 두면 그 뒤의 다툼은 훨씬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