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명시신청 허위 재산목록의 책임
박현동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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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8
채무자는 명시기일에 출석해 재산목록이 진실하다는 선서를 합니다. 선서한 채무자가 거짓 재산목록을 제출하면 법에서 정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단순한 기재 실수와 달리 의도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거짓을 적은 경우가 처벌 대상이고, 채무자가 법인이라면 대표자가 책임을 집니다.
허위로 평가되는 유형은 다양합니다. 본인 명의 예금이나 부동산을 아예 적지 않은 경우, 가족 명의로 돌려 놓은 재산을 숨긴 경우, 최근에 처분한 재산의 처분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경우, 실제보다 재산 가치를 크게 낮추어 적은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목록에는 일정 기간 내의 재산 처분 내역도 적도록 되어 있어, 처분을 숨긴 것도 허위가 됩니다.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채무자가 쓰는 재산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도 문제가 됩니다.
채권자가 허위를 발견하는 경로는 주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재산조회 결과입니다. 명시 절차 뒤에 재산조회를 신청하면 법원이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 채무자 명의 재산을 조회해 주는데, 그 결과가 재산목록과 다르면 허위가 드러납니다. 다른 하나는 채권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입니다. 채무자가 타는 차, 운영하는 가게, 받고 있는 임대료 같은 정보가 목록에 없다면 그것이 단서가 됩니다.
허위를 발견했다면 고소할 수 있습니다. 재산목록과 실제 재산이 다르다는 자료, 채무자가 그 재산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갖추어 수사기관에 고소하면 됩니다. 채무자가 그 재산을 몰랐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채무자가 그 재산을 실제로 사용하거나 관리해 왔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채무자가 해외에 재산을 두었다면 그 정보를 얻는 경로가 달라지므로 다른 채권자나 거래처의 정보도 함께 모아 둡니다.
형사 절차는 회수에도 영향을 줍니다. 처벌을 피하려는 채무자가 숨긴 재산을 내놓거나 변제 협의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소를 회수를 위한 압박 수단으로만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실제로 허위가 있었다는 근거가 분명할 때 진행해야 합니다. 근거가 부족한 고소는 오히려 채권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명시기일에 아예 나오지 않거나 선서를 거부하는 경우는 다른 제재가 적용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이 감치에 처할 수 있고, 감치 뒤에도 거부하면 같은 절차가 반복됩니다. 허위 목록이 형사처벌이라면 불출석은 법원의 직접 제재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고소장에는 재산목록의 해당 부분과 실제 재산을 나란히 비교한 표를 붙이면 수사기관이 쟁점을 빠르게 파악합니다.
명시 절차가 끝난 뒤에는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를 하고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는 명부에 올라 금융 거래에 제약을 받습니다. 허위 목록 고소와 명부 등재, 재산조회를 함께 진행하면 채무자가 숨긴 재산을 드러내거나 변제에 나서도록 하는 압력이 커집니다.
허위 목록에서 발견한 재산은 바로 압류해야 합니다.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채무자가 그 재산을 또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으므로, 발견한 즉시 압류나 가압류를 신청해 재산을 묶어 두어야 합니다. 가족 명의로 돌려 놓은 재산이라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함께 검토합니다.
채무자 입장에서도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재산목록을 작성할 때 기억이 나지 않거나 가치를 정확히 모르는 재산이 있다면 그 사정을 목록에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빠진 재산이 발견되었을 때 고의로 숨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근거가 됩니다. 명시기일 이후라도 누락을 알게 되면 법원에 정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정정 신청은 허위로 의심받기 전에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재산명시신청은 채무자 스스로 재산을 밝히게 하는 절차이고, 그 절차의 신뢰는 선서와 처벌로 지켜집니다. 채권자는 재산목록을 그대로 믿기보다 재산조회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로 교차 확인해야 하고,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가 회수의 실마리가 됩니다. 재산조회는 금융기관마다 회신 시기가 달라 결과가 모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정리해 둘 자료는 재산목록 사본, 재산조회 결과, 채무자의 생활 정보를 보여 주는 사진이나 기록, 채무자와 주고받은 연락입니다. 이 자료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되어 있으면 고소장을 쓰기도, 추가 압류를 신청하기도 수월합니다.
재산목록은 종이 몇 장이지만 거기에 적힌 것과 적히지 않은 것의 차이가 회수의 성패를 가릅니다. 채무자가 법원 앞에서 선서한 목록이 사실과 다르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이고, 채권자는 그 사실을 근거로 숨겨진 재산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채권 회수는 결국 재산을 찾는 싸움입니다. 명시 절차로 채무자의 입을 열고, 조회로 그 말을 확인하고, 허위가 있으면 책임을 묻는 순서로 이어질 때 그 싸움에서 채권자가 쓸 수 있는 수단이 모두 갖추어집니다. 재산목록을 받은 날 그 목록을 의심하는 눈으로 다시 읽어 보는 것이 다음 단계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