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변호사 상속포기자 수증분 산입
김이지나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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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1
먼저 일반 원칙을 짚어 보자. 함께 물려받는 가족에게 준 생전 증여는 시기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계산에 들어간다. 반면 가족이 아닌 제삼자에게 준 증여는 사망 전 법에서 정한 기간 안의 것만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물려받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생전에 받은 증여는 함께 물려받는 가족에게 준 증여일까, 제삼자에게 준 증여일까.
법원은 포기한 사람에게 준 증여를 제삼자에게 준 증여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포기로 그 사람은 처음부터 공동 권리자의 지위를 갖지 않았던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포기한 사람이 받은 증여는 정해진 기간 안의 것이 원칙적으로 계산에 들어간다. 오래전에 받은 재산이라면 계산에서 빠질 수 있다.
다만 예외가 있다. 증여를 주고받은 양쪽이 다른 가족의 몫을 해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정해진 기간보다 앞선 증여도 계산에 들어간다. 그래서 오래된 증여를 문제 삼으려면 이 인식을 증명해야 한다.
이 판단은 실무에 큰 영향을 준다. 생전에 많이 받은 자녀가 포기를 선택하면 다른 형제들이 반환을 청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기가 빚을 피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반환 청구를 피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다른 형제들은 포기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이 받은 증여의 시기와 경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증여가 정해진 기간 안이라면 그대로 계산에 넣을 수 있고, 그보다 앞선 것이라면 인식 요건을 증명할 자료를 모아야 한다.
인식을 증명하는 자료로는 증여 당시 부모의 재산 상태, 남은 재산의 규모, 증여받은 사람이 부모의 재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쓰인다. 함께 살며 부모의 재산을 관리했던 자녀라면 인식이 인정되기 쉽다.
포기한 사람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상대방 지위도 따져야 한다. 포기했더라도 생전 증여를 받은 사람이라면 반환 의무를 질 수 있으므로, 포기를 이유로 반환 청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포기한 사람의 몫이 다른 형제에게 넘어가면서 다른 형제들의 최소한의 몫도 함께 달라진다. 포기로 공동 권리자의 수가 줄면 남은 사람들의 몫이 커지므로 계산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반대로 포기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 판단이 방어 논리가 된다. 자신이 받은 증여가 정해진 기간보다 앞선 것이고 다른 가족의 몫을 해친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점을 보여 주면 반환 의무를 줄일 수 있다.
포기 시점이 문제 되기도 한다. 반환 청구를 피하려고 포기했다는 의심이 들더라도, 포기 자체는 법이 정한 정당한 선택이므로 그것만으로 효력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가족 사이에서는 이런 결과가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증여의 시기와 인식 요건이라는 법적 기준에 맞추어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결론에 이르는 길이다.
포기한 사람이 생전에 받은 재산이 여러 번에 걸쳐 있다면 각각의 시점을 따로 따져야 한다. 기간 안의 증여와 기간 밖의 증여가 섞여 있다면 계산에 들어가는 부분과 빠지는 부분이 나뉜다.
포기한 사람의 자녀가 대신 권리를 이어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포기는 대습의 원인이 되지 않으므로 그 자녀가 부모의 자리를 이어받지 않고, 포기한 사람의 몫은 다른 공동 권리자에게 돌아간다.
포기한 사람이 받은 재산이 부모를 부양한 대가였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그 부분은 무상 증여가 아니어서 계산에서 빠질 수 있으므로 부양의 실체를 살펴야 한다.
포기한 사람이 받은 재산을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반환 방식도 문제 된다. 원래 재산을 돌려받기 어렵다면 그 가치를 금전으로 돌려받는 방식이 검토된다.
부모가 사망하기 직전에 집중적으로 재산을 넘긴 뒤 그 자녀가 포기한 경우라면 기간 안의 증여일 가능성이 커 다툼의 여지가 넓어진다. 증여 시점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유류분변호사와 함께 포기 사실과 생전 증여 내역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면 어떤 증여를 계산에 넣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포기 사실을 알게 된 시점도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반환 청구에도 기간이 있으므로 포기와 생전 증여를 알게 된 시점이 권리 행사 기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포기한 사람이 받은 재산을 다투려면 증여 시점과 인식 요건을 보여 줄 자료를 얼마나 갖추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계산에 들어가는 증여와 빠지는 증여를 구분한 표를 만들어 두면 다른 형제들과의 협의에서도 기준이 분명해진다.
부모가 생전에 재산을 나눌 계획이라면 이런 결과까지 고려해 자녀들의 몫을 설계하는 것이 다툼을 줄이는 방법이다.
결국 포기는 빚만이 아니라 생전 증여의 계산 방식까지 바꾸는 선택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