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죄 동업 자금 사용과 정산 전 고소

박현동 qwer@qwer.com 조회수 9회 2026. 10. 17
횡령죄 고소가 가장 많이 오가는 관계 가운데 하나가 동업이다. 함께 돈을 모아 가게를 차리거나 사업을 시작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면, 한쪽이 다른 쪽을 공동 자금을 마음대로 썼다며 고소한다. 고소당한 쪽은 사업을 위해 썼거나 자기 몫을 가져간 것뿐이라고 반박한다. 정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형사 절차가 먼저 시작되는 것이 이 유형의 특징이다.
동업 자금은 법적으로 동업자 전원의 공동 소유에 가깝다. 한 사람이 관리하고 있더라도 혼자 처분할 수 있는 돈이 아니므로, 관리자가 다른 동업자의 동의 없이 개인적 용도로 쓰면 횡령이 성립할 수 있다. 자기 지분이 있다는 사실이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당사자들이 가장 놀라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용이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운영에 필요한 지출, 동업 계약에서 허용한 범위의 사용, 다른 동업자가 알고 묵인해 온 관행에 따른 사용은 횡령으로 보기 어렵다. 그래서 동업 계약서에 자금 사용에 관한 규정이 있었는지, 실제 운영에서 어떤 관행이 있었는지가 가장 먼저 확인된다.
정산 전이라는 사정이 큰 쟁점이 된다. 동업 관계가 끝나면 남은 재산을 나누고 손익을 정리하는 정산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정산이 끝나기 전에는 각자 받을 몫이 확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산 전에 한쪽이 가져간 돈이 자기 몫의 선지급인지 다른 사람 몫의 횡령인지가 불분명하고, 수사기관도 이 판단을 어려워한다.
실무에서는 가져간 돈이 정산하면 받을 몫을 넘는지가 중요한 기준으로 쓰인다. 장부상 자신이 받을 몫이 분명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 범위 안의 돈을 가져갔다면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정산해도 받을 몫이 없거나 이미 손실 상태인데 돈을 가져갔다면 횡령의 의심이 짙어진다.
장부의 상태가 결정적인 자료다. 매출과 지출이 기록되어 있는지, 영수증과 계좌 내역이 맞는지, 누가 어떤 지출을 승인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한다. 동업 관계에서는 서로를 믿고 장부를 대충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생긴 뒤에 장부를 복원하느라 시간을 쓰게 된다. 장부가 없으면 양쪽 모두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어렵다.
고소한 쪽의 동기도 살펴진다. 정산 협상이 막히자 압박 수단으로 고소한 경우가 적지 않고, 수사기관도 이런 사정을 안다. 형사 고소가 민사 분쟁의 협상 도구로 쓰인다고 판단되면 수사는 신중해지고, 혐의 없음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실제로 큰돈이 사라졌다면 동기와 무관하게 수사는 진행된다.
고소당한 쪽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고소 뒤 남은 자금을 급히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장부를 고치거나, 거래처에 다른 동업자를 비난하는 말을 하면 그 행동 자체가 불리한 정황이 된다. 정산 협상은 계속하되,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자금은 현재 상태로 두는 것이 낫다.
동업자 사이의 인건비 문제도 자주 얽힌다. 한쪽이 가게 운영을 전담하면서 따로 급여를 받기로 했는지, 아니면 이익 분배만 받기로 했는지가 불분명한 경우다. 운영자가 자기 노동의 대가로 돈을 가져갔다고 주장하면, 그 약정이 있었는지가 횡령 성립의 전제가 된다. 구두 약정이라도 메시지로 흔적이 남아 있으면 자료가 된다.
투자형 동업도 사정이 다르다. 한쪽은 돈만 넣고 다른 쪽이 운영을 맡은 경우, 운영자가 투자금을 사업에 쓰지 않고 다른 곳에 썼다면 횡령이나 사기가 함께 검토된다. 투자금이 당초 약정한 목적에 쓰였는지가 핵심이며, 사업이 실패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는다.
동업 계약을 맺지 않은 채 구두로 시작한 경우가 가장 다툼이 크다. 누가 얼마를 넣었는지, 이익을 어떤 비율로 나누기로 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각자의 주장만 맞선다. 이때는 초기 자금의 입금 내역, 사업자 등록의 명의, 운영 중 주고받은 메시지가 동업의 조건을 재구성하는 자료가 된다.
횡령죄로 동업자를 고소하려는 쪽이라면 민사 정산을 먼저 할지 형사 고소를 먼저 할지를 정해야 한다. 고소를 먼저 하면 수사기관의 조사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지만, 관계가 완전히 깨져 정산 협상이 어려워진다. 정산을 먼저 하면 원만한 해결의 여지가 있지만 상대가 자산을 옮길 시간을 준다. 상대의 행동과 자산 상태를 보고 순서를 정해야 한다.
양쪽이 함께 놓치기 쉬운 것이 세무 문제다. 공동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다면 소득의 귀속과 신고가 동업 관계를 전제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 신고 내용이 뒤에 각자의 몫을 따지는 자료로 쓰인다. 신고 내용과 실제 분배가 달랐다면 그 차이가 어느 쪽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미리 살펴야 한다.
정산 중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회계 처리에 밝은 제삼자에게 장부 검토와 정산 계산을 맡기면, 양쪽이 받을 몫이 객관적으로 정리되고 형사 절차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이 결과는 수사기관에 제출할 자료로도 쓰여, 횡령 여부의 판단을 정산의 틀 안으로 끌어오는 효과가 있다.
동업 관계의 끝에 남는 고소는 대개 계산이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다. 누가 얼마를 넣고 얼마를 가져갔으며 얼마가 남았는지를 먼저 확정하면 범죄인지 정산의 문제인지가 드러난다. 그 계산을 피한 채 형사 절차만으로 해결하려 하면 양쪽 모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