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합의금 가해자 측 변호인 연락 응대
김이지나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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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5
이 글은 연락처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연락을 받았을 때의 대응 순서, 합의 제안서에서 확인할 항목, 압박이 있을 때의 대처, 형사공탁 제도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개별 사건의 판단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알아 둘 것은 피해자의 연락처가 동의 없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보호해야 하므로, 가해자 측이 합의를 원하면 보통 수사관을 통해 피해자에게 연락 의사를 묻고 동의를 받은 뒤에만 연결합니다.
원하지 않으면 연락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수사관이 합의 의사를 물어 올 때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하면 되고, 연락처 대신 국선변호사의 연락처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거절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연락처를 알려 주지 않았는데 연락이 왔다면 그 경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원래 알고 있던 번호인지, 다른 경로로 알아낸 것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며, 부당하게 정보를 얻은 정황이 있다면 수사관에게 바로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연락을 받으면 즉답을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첫째, 상대방의 이름과 소속, 연락한 날짜와 시간을 적어 둡니다. 둘째, 지금은 답할 수 없으니 제안 내용을 서면으로 보내 달라고 말합니다. 셋째, 국선변호사나 상담기관과 상의한 뒤 답합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합의 응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국선변호사는 가해자 측 변호인과 직접 소통하며 조건을 조율할 수 있어 피해자가 상대방과 마주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면 담당 수사관이나 검찰에 선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합의 제안서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처벌불원서 요구입니다. 처벌불원서는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는 문서로, 제출하면 수사와 재판에서 가해자에게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제출 여부와 시점은 피해자가 정할 수 있습니다.
합의와 처벌불원은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에는 합의하되 처벌불원서는 제출하지 않는 방식도 가능하며, 이 경우 그 뜻을 합의서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피해자의 의사가 우선입니다.
비밀유지 조항도 꼼꼼히 봐야 합니다. 합의 사실이나 사건 내용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면 피해자가 상담이나 치료 과정에서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까지 제한되는지 확인해야 하고, 위반 시 불이익을 정한 문구가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민사청구 포기 문구도 확인 대상입니다. 앞으로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가면 이후 치료비가 더 들거나 새로운 피해가 드러나도 추가 청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포기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지급 방식과 시점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처벌불원서를 먼저 내고 돈은 나중에 받는 방식은 피해자에게 불리할 수 있으므로, 지급이 끝난 것을 확인한 뒤 서류를 제출하는 순서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분할 지급이라면 불이행 시의 조치도 적어 둡니다.
합의서에 넣을 기본 항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당사자와 사건의 특정, 지급 조건과 시점, 처벌불원 여부, 비밀유지의 범위, 청구 포기의 범위, 위반 시 조치, 작성일과 서명입니다. 빠진 항목이 있으면 서명 전에 보완을 요구합니다.
압박이 있으면 기록하고 신고해야 합니다. 반복해서 연락하거나 직장·가족을 통해 합의를 종용하거나 합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말하는 행위는 또 다른 가해가 될 수 있습니다. 통화 녹음, 문자 화면, 날짜를 정리해 수사관에게 알립니다.
정도가 심하면 법적 조치도 가능합니다. 위협이나 강요가 있다면 보복 목적의 범죄나 강요죄 등이 문제될 수 있고, 신변 위협이 느껴지면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혼자 대응하지 말고 수사기관과 지원기관에 바로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아도 형사공탁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형사공탁 제도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가해자가 법원에 돈을 맡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재판에서 가해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형사공탁에 대해 피해자가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공탁이 있다는 통지를 받으면 공탁금을 받을지 스스로 정할 수 있고, 공탁을 감형 사유로 삼는 데 반대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국선변호사와 상의해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흔한 오해는 연락을 받으면 반드시 만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는 만날 의무도, 답할 의무도 없으며, 합의를 하지 않는다고 사건 처리가 늦어지거나 피해자가 불리해지지 않습니다. 합의 여부는 전적으로 피해자가 정할 문제입니다.
상담 전에 정리할 질문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합의를 원하는지, 처벌불원서는 낼 생각이 있는지, 비밀유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앞으로 치료가 더 필요할지, 상대방과 직접 연락을 원하는지를 미리 생각해 두면 상담이 빨라집니다.
정리하면, 성추행합의금 제안을 받았을 때는 즉답하지 말고 서면으로 받아 국선변호사와 검토하며, 처벌불원서·비밀유지·청구 포기 문구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행동은 연락 기록을 정리해 수사관이나 국선변호사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합의 과정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결정을 미루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되며, 상담소나 해바라기센터의 도움을 받아 심리적 부담을 덜면서 천천히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합의는 피해 회복의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 피해자의 의무가 아닙니다. 형사재판에서의 배상명령 신청이나 민사소송 같은 다른 길도 열려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차분히 고르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대응 원칙을 설명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