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벌금 정지 기간 중 운전의 무게
박현동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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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0
정지 처분을 받으면 그 기간 동안 면허의 효력이 멈춥니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어도 운전할 자격은 없는 상태입니다. 이 기간에 운전하다 적발되면 면허 없이 운전한 죄로 처벌되며,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벌금이나 징역이 선고됩니다. 법에 적힌 벌금의 상한은 정해진 납부 금액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건의 사정에 따라 정해지는 최대치일 뿐입니다.
금액을 가르는 사정은 여러 가지입니다. 운전한 거리와 이유, 과거의 위반 기록, 정지 처분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적발 당시의 태도가 함께 고려됩니다. 정지 처분의 원인이 술을 마신 운전이었다면, 처분을 받은 사람이 다시 법을 어겼다는 점에서 무겁게 평가되기 쉽습니다.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은 정지 사실을 알았느냐입니다. 이 죄는 면허가 정지된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 운전했을 때 성립하므로, 처분 통지를 받지 못해 정지 사실을 몰랐다면 죄의 성립 자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단속 현장에서 정지 예정 사실을 고지받았거나, 통지서가 등록 주소로 송달되었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기간 계산을 잘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정지 기간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운전했는데 실제로는 하루나 이틀이 남아 있었던 경우입니다. 기간의 시작일과 끝나는 날을 착각한 것인데, 이 경우에도 고의의 문제로 다투게 됩니다. 처분서에 적힌 기간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착각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가 판단의 대상이 되므로 처분서와 당시의 메모를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교육을 받으면 정지 기간이 줄어드는 제도가 있는데, 교육을 신청만 하고 이수 전에 기간이 줄었다고 착각해 운전하는 일도 있습니다. 줄어든 기간은 교육을 마친 뒤에 반영되므로, 이수 확인과 남은 기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처분의 효력을 멈추는 결정이 있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처분에 불복하면서 집행을 멈춰 달라는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면 그 결정이 유지되는 동안 면허는 살아 있으므로 운전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신청만 해 두고 결정이 나기 전에 운전했다면 여전히 정지 상태에서 운전한 것이 됩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짜와 효력이 미치는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정지 중 운전은 벌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이유로 정지 중이던 면허가 아예 취소되고, 새로 면허를 따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따로 정해집니다. 처음에는 정지로 끝났을 일이 정지 기간 중의 운전 한 번으로 취소와 결격으로 커지는 셈입니다. 처벌보다 이 행정상의 결과가 생활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보험도 그냥 지나가지 않습니다. 정지 중의 운전은 약관상 면허가 없는 운전과 같은 대우를 받아, 내 차 수리비와 내 치료비는 보험에서 나오지 않고, 상대에게 나간 배상금 가운데 일부도 운전자에게 되돌아 청구될 수 있습니다. 작은 사고 하나로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정지 기간에는 자동차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면허의 효력이 멈추면 원동기 장치나 전동 킥보드처럼 면허가 있어야 탈 수 있는 이동 수단도 함께 탈 수 없게 됩니다. 가까운 거리라며 전동 킥보드를 탔다가 적발되면 그것 역시 면허 없이 운전한 것으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정지 기간에는 면허가 필요 없는 수단만 써야 합니다.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정해진 경우, 금액이나 사실관계에 다툴 부분이 있다면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지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처럼 고의를 다툴 근거가 있다면 이 절차에서 주장할 수 있지만, 근거가 약하다면 오히려 형이 달라지지 않거나 사정이 더 드러날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벌금이 확정된 뒤 한꺼번에 내기 어렵다면 납부 방법을 상의할 수 있습니다. 검찰에 나누어 내거나 기한을 늦추어 달라고 신청할 수 있고,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사람은 일정한 요건 아래 벌금 대신 사회봉사로 갚는 길도 있습니다. 아무 신청 없이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으므로, 사정이 어렵다면 기한 전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이 꼭 필요한 사정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처벌을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가족의 응급 상황처럼 피할 수 없는 사정이었다면 형을 정할 때 참작될 수 있지만, 출퇴근이 불편했다는 정도의 사정은 크게 고려되지 않습니다. 정지 기간을 어떻게 지낼지 처분을 받은 날 미리 계획해 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무면허벌금 사건에서 정지 기간 중의 운전은 처음부터 면허가 없던 사람의 운전과 같은 이름으로 처벌되지만, 다툴 지점은 조금 다릅니다. 정지 사실을 알았는지, 기간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집행이 멈춘 상태였는지라는 세 가지를 처분서와 결정문, 통지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정지 기간은 짧게 느껴지기 쉽지만, 그 기간 안의 운전 한 번이 결격 기간이라는 훨씬 긴 시간을 불러옵니다. 달력에 정지가 끝나는 날을 적어 두고 그날 이후에 운전대를 잡는 단순한 원칙이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