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청구소송 유언무효와 예비적 청구

김이지나 qwer@qwer.com 조회수 1회 2026. 10. 23
남겨진 유언장이 의심스러울 때는 유류분청구소송을 유언 무효 주장과 함께 내야 하는 사건이 있다.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에 모든 재산을 장남에게 준다고 적혀 있는데, 다른 형제들은 그 유언장 자체가 믿기지 않는 경우다. 이런 사건에서는 유언이 무효라는 주장과 유효하더라도 최소한의 몫은 돌려 달라는 주장을 함께 내는 방식이 자주 쓰인다. 반환 청구를 독립적으로 내기보다 유언 무효 주장 뒤에 예비적으로 붙이는 구조다. 이 글은 이런 소송 구조의 의미와 진행 방식을 정리한다.
먼저 두 주장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유언이 무효라면 재산은 유언이 없을 때처럼 법이 정한 순서와 몫에 따라 나뉜다. 그러면 최소한의 몫을 따질 필요조차 없다. 반대로 유언이 유효하다면 장남이 재산을 갖되, 다른 형제들은 침해된 최소한의 몫을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두 주장은 서로 양립하지 않는다. 유언이 무효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예비적 청구는 판단할 필요가 없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때 예비적 청구를 판단한다. 이를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라고 부른다.
이런 구조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다. 최소한의 몫을 돌려받을 권리에는 법에서 정한 행사 기간이 있다. 유언 무효 소송만 진행하다가 패소한 뒤에야 반환을 청구하면 그 사이 기간이 지나 버릴 수 있다.
예비적으로라도 처음부터 반환 청구를 함께 내 두면 권리를 행사한 것이 되어 기간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유언의 효력을 다투는 동안에도 다른 권리를 지켜 두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유언을 무효로 다투는 근거는 다양하다. 법이 정한 방식을 지키지 않았다거나, 유언 당시 판단 능력이 없었다거나, 다른 사람이 강요하거나 위조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각 근거마다 필요한 증거가 다르다.
방식 위반은 비교적 명확하게 판단된다. 자필 유언에 날짜나 주소, 날인이 빠졌다면 효력이 부정될 수 있고, 공증 유언에서 유언자가 취지를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판단 능력을 다툰다면 진료 기록과 요양 기록, 주변인의 진술이 핵심이 된다. 위조를 다툰다면 필적 감정이 필요하다. 이런 증거 조사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 소송이 길어지기 쉽다.
예비적 청구를 준비할 때도 계산 자료가 필요하다. 유언으로 장남에게 간 재산의 가치, 생전 증여 내역, 각 형제가 받은 지원을 정리해 두어야 유언이 유효로 판단되었을 때 곧바로 반환 범위를 다툴 수 있다.
증거 조사가 겹치는 부분도 있다. 재산의 가치를 감정하는 일은 유언 무효 여부와 관계없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한 번의 감정으로 두 주장에 모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상대방도 두 주장에 각각 대응해야 한다. 유언의 유효성을 지키는 한편,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자신이 받은 재산이 부양의 대가였다거나 다른 형제도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준비하게 된다.
권리 행사 기간의 시작점을 둘러싼 다툼도 생긴다. 형제들이 유언의 효력을 진지하게 다투고 있었다면 유언으로 몫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을 언제 안 것으로 볼지가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이 판단은 사안마다 달라 안심할 수 없으므로 예비적 청구를 일찍 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조정이나 화해의 여지도 있다. 유언의 효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양쪽 모두에게 있으므로, 증거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 합의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두 주장을 모두 고려한 합의안을 만드는 것이 좋다.
유언이 여러 개 있는 경우도 있다. 서로 다른 시기에 작성된 유언장이 있다면 나중 유언이 앞선 유언과 충돌하는 범위에서 앞선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보므로, 어떤 유언을 다툴지부터 정해야 한다.
유언으로 재산을 받은 사람이 장남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라면 피고도 여럿이 된다. 각 피고가 받은 재산과 그에 대한 주장을 따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유언집행자가 지정되어 있다면 그 사람도 소송에 관여하게 될 수 있다. 유언집행자가 유언의 효력을 지키려는 입장에서 의견을 낼 수 있으므로 그 역할을 미리 확인해 두자.
유언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유언 검인 절차에서 이의를 밝혀 두었다면 그 기록도 의미가 있다. 검인은 효력을 정하는 절차는 아니지만, 초기부터 유언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된다.
주위적 청구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되면, 소송 도중 예비적 청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할 수도 있다.
유류분청구소송을 예비적으로 붙이는 구조는 유언의 효력을 끝까지 다투면서도 최소한의 권리는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처음 소장을 쓸 때 두 주장을 어떻게 배치할지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
판결 후 항소를 할지 판단할 때도 두 주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주위적 청구가 기각되고 예비적 청구가 일부만 받아들여졌다면 어느 부분을 다툴지 선택해야 한다.
두 주장을 함께 진행하는 동안 형제들 사이의 입장도 하나로 모아 두는 것이 좋다.
소장을 준비할 때는 유언장 사본, 고인의 진료 기록, 재산 목록, 생전 증여 자료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언 무효만을 고집하기보다, 두 길을 함께 열어 두는 것이 결과적으로 위험을 줄인다.
어느 주장이 받아들여지든 형제 관계는 남는다는 점을 기억하며 대응 수위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