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이탈물횡령죄 버려진 줄 안 물건 수거

김이지나 qwer@qwer.com 조회수 1회 2026. 10. 20
길가에 놓인 자전거나 가구, 공터에 방치된 물건을 버려진 것으로 알고 가져갔다가 주인의 신고로 점유이탈물횡령죄 조사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가져간 사람은 쓰레기를 치워 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인은 잠시 놓아 둔 자기 물건을 누군가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버려진 물건과 주인이 있는 물건의 경계가 흐릿한 탓에 이런 다툼이 자주 생긴다.
법적으로 판단의 출발점은 그 물건에 주인이 있었느냐다. 주인이 소유를 포기하고 버린 물건이라면 가져가도 범죄가 되지 않는다. 반면 주인이 잃어버렸거나 잠시 놓아 둔 물건이라면 여전히 주인의 재물이어서, 이를 가져가 자기 것처럼 쓰면 문제가 된다.
버려졌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물건이 놓인 상태와 장소다. 대형 폐기물 처리 표시가 붙어 있거나, 쓰레기 배출 장소에 다른 폐기물과 함께 놓여 있었다면 버려진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반면 아파트 자전거 거치대에 묶여 있던 자전거, 가게 앞에 잠시 내놓은 물건, 이사 도중 길가에 내려놓은 가구는 주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장 흔한 다툼은 자전거다. 오랫동안 거치대에 방치된 낡은 자전거를 버려진 것으로 여기고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낡았다는 사실만으로 주인이 포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 오래 방치된 자전거는 지방자치단체가 일정한 절차를 거쳐 처리하도록 되어 있어, 개인이 임의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고물을 모으는 사람이 상점 앞이나 공사 현장에 놓인 자재를 버려진 것으로 알고 가져갔는데, 사실은 쓰려고 쌓아 둔 물건인 경우다. 공사 현장의 자재나 상점의 물건은 관리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가져가면 절도로 평가될 수도 있다.
이사철에는 가구와 가전이 자주 문제 된다. 새 집으로 옮기기 전 잠시 내놓은 가구를 버린 것으로 알고 가져갔거나, 버리려던 물건과 남겨 둘 물건이 섞여 있었던 경우다. 이런 다툼은 대개 서로의 오해에서 시작되므로, 확인할 방법이 있었는지가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물건을 가져간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물건이 어디에 어떤 상태로 놓여 있었는지, 폐기물 표시가 있었는지, 주변에 주인을 찾을 만한 단서가 있었는지, 가져가기 전에 누군가에게 물어보았는지를 정리한다. 당시 찍어 둔 사진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버려진 것으로 믿었다는 점이 인정되면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믿은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누가 보아도 주인이 있어 보이는 물건을 가져갔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가장 현실적인 해결은 물건을 돌려주는 것이다. 주인이 나타났다면 바로 돌려주고 오해였다는 점을 설명하면,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정리된다. 물건을 이미 팔았거나 분해했다면 그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 보상하는 방법을 상의한다.
물건을 잃어버린 주인 입장에서도 알아 둘 것이 있다. 잠시 내놓은 물건에는 이름이나 연락처를 적은 표시를 붙여 두면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자전거는 잠금장치를 하고, 오래 둘 경우 소유자를 표시해 두는 것이 좋다. 누군가 가져갔다면 주변 영상 기록을 확인해 신고할 수 있다.
이웃끼리 공동 공간에 둔 물건을 두고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복도나 계단에 오래 놓여 있던 화분이나 상자를 관리 사무소가 정리하거나 다른 주민이 가져가면서 갈등이 생기는 식이다. 공동 공간의 물건을 정리할 때는 미리 공고하고 일정한 기간을 두는 절차를 거치면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온라인 무료 나눔과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 무료로 가져가라고 글을 올렸다고 해서 비슷한 장소에 놓인 다른 사람의 물건까지 가져가면 문제가 된다. 나눔 물건을 가져갈 때는 글을 올린 사람과 직접 확인한 뒤 가져가는 것이 원칙이다.
고물을 모아 생계를 꾸리는 어르신이 연루되는 경우도 많다. 오랜 습관대로 길가의 물건을 모으다 주인 있는 물건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가족이 사정을 설명하고 물건을 돌려주는 데 도움을 주면 대부분 원만하게 정리된다.
가져간 물건을 수리해 쓰거나 되팔았다면 사정이 더 복잡해진다. 버려진 줄 알았다는 주장을 하더라도 물건에 손을 대 가치를 바꿔 놓았다면 원래 상태로 돌려주기 어렵고, 주인과의 보상 문제가 생긴다. 주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라면 손대기 전에 일정 기간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점유이탈물횡령죄 사건 가운데에는 이처럼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 감정적으로 다투기보다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하고 대화로 풀어 가는 편이 서로에게 낫다. 조사 과정에서도 물건을 가져간 경위를 솔직하게 설명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물건이라도 가져가기 전에 관리 사무소나 건물 관리인에게 물어보는 작은 습관이 불필요한 다툼을 막는다. 확실하지 않다면 가져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주인을 확인하는 짧은 질문 하나가 불필요한 신고를 막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오해가 생겼다면 사과와 반환으로 빨리 정리하는 편이 서로에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