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제추행 마취·진정 치료 중 생긴 피해

김이지나 qwer@qwer.com 조회수 1회 2026. 10. 25
수면내시경이나 진정 치료, 마취 회복 중에 의료진이나 보조인력에게 추행을 당했다면 형법상 준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의식이 흐려진 상태를 이용한 행위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처벌 대상이 되며, 기억이 흐릿해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의료 현장에서 이 죄가 성립하는 요건, 기억 공백이 있을 때의 진술 방법, 확보할 자료, 의료인 면허에 미치는 영향, 피해자 대응 순서와 의료기관의 책임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구체적 판단은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립 요건부터 보면, 형법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한 사람을 강제추행에 준해 처벌합니다. 심신상실은 의식이 없거나 판단력을 잃은 상태를, 항거불능은 의식은 있어도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의료 현장의 진정이나 마취 상태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수면내시경 중의 진정 상태, 전신마취나 부분마취 직후의 회복 단계, 진정제를 쓴 치과 치료 중에는 환자가 상황을 인식하거나 몸을 움직여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행위자는 의사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이송 요원처럼 진료 과정에 관여하는 보조인력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진료에 필요한 접촉인지, 진료 목적과 무관한 성적 접촉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진료 행위와 추행을 가르는 기준은 의학적 필요성입니다. 검사나 처치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신체를 만졌는지, 필요한 설명이나 동의 절차를 거쳤는지, 접촉 부위와 방식이 진료 목적에 맞는지를 종합해 판단하게 됩니다.
기억 공백이 있어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진정이나 마취 상태에서는 기억이 부분적으로만 남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진료기록, 영상, 동석자 진술 같은 객관적 자료를 함께 살펴 사실관계를 판단합니다.
진술할 때는 기억나는 부분과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나누어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식이 돌아온 시점에 느낀 감각, 들은 말소리, 옷이나 자세가 달라져 있었는지 등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빈 부분을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 것이 신빙성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첫째, 기억나는 내용과 시간을 바로 메모합니다. 둘째, 같이 간 보호자에게 들은 내용을 적어 둡니다. 셋째, 진료 예약 내역과 결제 기록을 보관합니다. 넷째, 경찰이나 해바라기센터에 연락합니다.
의료기록 확보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환자는 의료법에 따라 자신의 진료기록 열람과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으며, 진정제 투여 시각, 검사 시작과 종료 시각, 참여한 의료진의 이름이 적힌 기록은 사건 시간대를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영상 자료도 서둘러 확인해야 합니다. 병원 복도나 회복실의 영상은 보관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으므로 수사기관에 빨리 알려 보존 조치를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신마취 수술처럼 법령이 정한 경우에는 환자가 수술실 영상 촬영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에서는 동석자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진정이나 마취가 필요한 검사를 받을 때 보호자나 다른 의료진이 함께 있어 달라고 요청하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고, 민감한 부위의 진료라면 같은 성별의 의료진을 원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의료인에게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면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의료법은 일정한 범죄로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성적 범죄로 처벌받으면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의 취업제한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소속 직원의 행위로 손해가 생기면 병원 운영자에게 사용자로서의 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고, 진정 환자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가 부족했다면 그 점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는 기억이 확실하지 않으면 사건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이 죄는 피해자가 의식이 없거나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전제로 하므로 기억의 공백 자체가 사건의 특징일 수 있습니다. 객관적 자료가 진술을 뒷받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료 중이었으니 문제 삼기 어렵다는 생각도 오해입니다. 진료라는 명목이 있어도 의학적 필요를 넘어선 성적 접촉은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실제로 필요한 처치였는지는 의학적 판단이 필요하므로 전문가의 검토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피해자 지원 제도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해바라기센터에서는 의료·상담·수사 지원을 함께 받을 수 있고, 피해자 국선변호사 선정을 요청하면 조사 동석과 의견 제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사 장소와 시간 조정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담 전에 정리할 질문을 미리 적어 두면 좋습니다. 어느 병원에서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 진정이나 마취의 종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기억나는 장면과 감각, 이후 병원의 반응, 보관 중인 자료가 무엇인지를 정리해 둡니다.
혐의를 받는 의료인이라면 원칙이 분명합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환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고, 진료기록이나 영상을 고치거나 지우지 말며, 조사에서는 진료 과정을 사실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기록 수정은 별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의식이 흐려진 진료 상황을 이용한 성적 접촉은 준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고 기억이 부분적이어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음 행동은 기억과 시간을 메모하고 진료기록을 확보한 뒤 수사기관이나 해바라기센터에 알리는 것입니다.
신고 여부를 정하기 어렵다면 상담부터 받아도 됩니다. 해바라기센터나 성폭력상담소는 신고 전에도 상담을 제공하며, 어떤 자료를 먼저 챙겨야 하는지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기 전에 자료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피해는 신뢰를 이용당했다는 점에서 상처가 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탓하지 말고 필요한 도움을 받으면서 차근차근 대응하는 것이 회복과 사건 해결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진료 내용과 증거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부 사항은 수사기관이나 전문가에게 확인하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