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변호사 무고 맞고소의 시점과 위험

박현동 qwer@qwer.com 조회수 2회 2026. 10. 19
하지 않은 일로 고소를 당했다고 확신하는 분들은 상대방을 무고로 맞고소하겠다는 결심부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변호사 상담에서 이 결심은 자주 듣는 이야기이고, 그 억울함은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그러나 무고 맞고소는 시점을 잘못 고르면 오히려 자신의 사건을 불리하게 만듭니다. 맞고소가 언제 의미가 있고 언제 위험한지를 알아 두어야 합니다.
무고는 다른 사람을 형사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것입니다. 무고가 성립하려면 신고한 내용이 객관적으로 사실과 달라야 하고, 신고한 사람이 그것이 허위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고소 내용이 과장되었거나, 고소인이 사실을 다르게 인식했다는 것만으로는 무고가 되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원래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일 때 곧바로 무고 고소를 하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무고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고소가 허위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것은 곧 원래 사건에서 자신이 무혐의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원래 사건의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무고 사건도 판단하기 어려워, 수사기관은 대개 원래 사건의 결과를 기다립니다.
더 큰 위험은 맞고소가 수사기관에 주는 인상입니다. 혐의를 받는 사람이 수사 초기에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하면, 피해자를 압박해 고소를 취하시키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성 관련 사건에서는 이런 행동이 피해자에 대한 이차 가해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원래 사건에서 혐의가 인정되면 이 행동이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이 됩니다.
그렇다면 맞고소는 언제 의미가 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원래 사건이 불송치나 불기소로 끝났거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뒤가 적절한 시점입니다. 이때는 상대방의 고소 내용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으로 일정 부분 확인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무혐의나 무죄가 곧 무고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증거가 부족해 혐의를 인정하지 못한 것과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무고를 입증하려면 상대방이 허위라는 것을 알고 신고했다는 점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고소 전후에 다른 사람에게 한 말, 고소의 동기가 될 만한 다른 분쟁, 고소 내용과 명백히 모순되는 객관적 자료가 그 근거가 됩니다. 예를 들어 사건 당일 상대방이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도 그 시간에 피해를 입었다고 고소했다면 허위의 인식이 드러납니다.
원래 사건의 수사 중에 무고의 정황이 보이면 그 자료를 원래 사건의 방어에 먼저 써야 합니다. 상대방의 진술이 객관적 자료와 어긋난다는 점, 고소의 동기가 의심스럽다는 점을 원래 사건에서 주장하면 무혐의 판단에 직접 도움이 됩니다. 이 자료는 나중에 무고 고소를 할 때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맞고소를 하겠다는 말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무고로 고소하겠다고 말하면, 그 자체가 협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어떤 형태로든 연락해 압박하는 행위는 원래 사건과 별개의 범죄가 될 수 있고, 구속 사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나 손해배상 같은 다른 대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사건이 진행 중일 때 상대방이 주변에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퍼뜨렸다면 그에 대한 대응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시점과 방식을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원래 사건의 방어가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무고 고소를 결정할 때는 그 과정이 자신에게 주는 부담도 생각해야 합니다. 원래 사건이 끝난 뒤 또 다른 사건을 시작하면, 다시 진술하고 자료를 내고 상대방과 다투는 시간이 이어집니다. 무고가 인정되지 않으면 그 과정이 헛수고가 되고, 상대방과의 갈등만 깊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고가 명백하고 그로 인한 피해가 큰 경우에는 맞고소가 정당한 권리 회복의 수단이 됩니다. 허위 고소 때문에 직장을 잃었거나, 구속되었거나, 사회적 평판이 크게 훼손되었다면 그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때는 무고 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고소를 취하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경우에도 무고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고소를 거두었다는 것이 처음 고소가 허위였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취하의 이유가 합의였는지, 다른 사정이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므로, 취하 사실만으로 맞고소를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무고 맞고소를 상의하려는 분에게 성폭력변호사가 먼저 묻는 것은 원래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느냐입니다. 수사 중이라면 맞고소보다 원래 사건의 방어 자료를 정리하는 데 집중하자고 말씀드리고, 상대방의 진술과 모순되는 자료를 그 방향으로 쓰도록 합니다. 원래 사건이 끝난 뒤에야 무고 고소의 실익을 본격적으로 따져 봅니다.
억울함이 클수록 빨리 반격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원래 사건에서 결백이 확인되는 것이 무고를 밝히는 가장 확실한 첫 단계입니다. 반격의 시점을 늦추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순서를 지키는 일입니다.
원래 사건의 기록은 무고 사건의 기록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원래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상대방의 진술 변화, 고소 동기, 객관적 자료와의 모순을 꼼꼼히 정리해 두면, 나중에 무고를 주장할 때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